
2월 끄트머리의 도쿄는 따뜻했습니다.
대충 9시 즈음에 씻고 짐 챙기고 대충 10분 쯤 걸어서 이 날의 회장으로 향합니다.


갈 수 있나? 갈 수 있나???? 하고 엄청 고민했는데, 일단 이플러스가 밤부만이라도 붙여주길래 즉시 낮부 표를 지인 통해서 구하고 일정을 짰습니다. 눈 딱감고 다이브.

늘 보던 다른 한국 분하고도 조우해서 사이좋게 누이들끼리 인증샷.

물판. 어차피 살건 다 사서 이날 구매한건 CD하고 팜플렛만 샀습니다. 사실 팜플렛은 말이 팜플렛이지 그냥 시나리오 루트 복제본이었네요.
패러랠샷때 본게 있어서 짐작은 하지만 기대하며 일부러 보지 않고 토테백에 슛.
사전물판이 끝났으면 밥을 먹어야죠.

인도 요릿집 술탄. 비행선 시어터 맞은편 사거리에 위치해있습니다. 그냥 딱 무난무난한 맛. 일본에서는 가볍게 시도해도 대부분 평타 이상 가는게 너무 좋아요. 우리나라에선 찾는거부터가 일인데......

이 날의 일정. 여담으로 낮부가 끝나고 나서

물판 일정이 증식했었습니다. 아니 이걸 바로 안붙이고 ㅋㅋ;

이날 성인식 낮밤부는 전부 오른쪽열이었네요(D/E열 20번대).
개인적으로는 처음으로 겪어보는 낭독극 형식의 이벤트여서 재미있었습니다.
일단 시나리오 외적인 부분부터.
① 각 배역을 맡은 성우들의 세세한 포인트
- 타타라 유메 역의 타치바나 히나 씨.
처음 시라키 메이로가 인물을 소개할 때 교통사고로 인해 "반신불수가 된" 여고생. 그에 맞게 무대에 나오고 들어갈 때 모두 회사 측 인원이 보조를 하고, 직접 조작하거나 대본을 읽는 것도 모두 왼팔만 사용합니다.
- 우미노 린타로 역의 스미야 테츠에이 씨와 모리사와 아유리 역의 사토 히나타 씨.
각자가 갖고 있는 불안과 집착에 대한 요소를 몸짓으로 잘 드러내셨고, 공통적으로 심리적인 불안이 행동과 어조, 그리고 각자 갖고 있는 감추고 싶은 요소에서 터져나오는 부분이 인상깊었습니다.
- 코바야시 칸나 역의 후카가와 류카 씨.
설정 상 유일한 초등학생인데, 어린이가 보통 성장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원시여서 일부러 멀리 떨어트려 읽는 세세한 포인트가 인상깊었습니다.
- 쿠로사키 타츠미 역의 코바야시 치카히로 씨.
성우 외에도 연극이나 뮤지컬 쪽에서도 배우로 활동하시는 게 확실히 눈에 띄었습니다. 본인 솔로곡 bottom에서도 크게크게 몸짓을 섞기도 하고, 극 시작에서부터 이 공연, 성인식의 같은 관객으로서 객석에서부터 대사를 치는 부분이 꽤 인상깊었습니다.
근데 진짜 부대에서 몸짓 크게크게 섞는게 배우로서의 스타일이 확 묻어나시는게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 시라키 메이로 역의 타무. 극의 진행자라는 특성 상 시종일관 냉정한 톤을 유지하는 게 낯익다면 낯익은데... 이거 TRPG 톤 아닌가? 싶었네요.
그래도 역시 무대에 가장 압도적으로 청자를 휘두르는 장악력을 선보인건 개인곡 「完全無欠(완전무결)」. 낮부와 밤부 양쪽 어디에도 어울리는, 묵직하고 사람을 휘어잡는 곡이었습니다. 역시 타무라면 노래다, 싶었네요.
그러면 이제 극의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스포일러가 있으니 일단은 접어둘거에요<
낮, 밤 양부 공연간 전반부는 공통적으로 진행됩니다.
개막. 지각한 것으로 보이는 어느 누군가가 경비와 실랑이를 벌입니다. 담배를 피다 조금 늦었다면서, 안 그래도 요즘 담배값이 비싼데 돗대를 함부로 버릴 순 없지 않냐며 능글맞게 구는 사람입니다. 약간의 소란이 있던 다음, 객석에 앉은 그 사람은 주변 사람들에게 묻습니다.
여러분은 어째서 이 식전에 참가했느냐고. 성인화라는 기술 자체에 관심이 있어서? 어쩌다보니 초대를 받아서? 아니면, 사장의 팬이라서?
그런 질문이 오가던 와중, 장내 안내방송이 행사의 시작을 알립니다.
주식회사 MAZELESS 사의 회장, 시라키 메이로가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합니다.
MAZELESS사가 개발한 「성인화」 기술의 개요. 인간의 의식을 기계로 된 몸에 옮기는 기술로, 지난 '22년부터 시작해서, 지난 4년간 급격하게 성장했고, 전반적인 신뢰도, 피시술자의 타인 추천 의사, 시술 만족도 등에서 전부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지표를 보이는 등의 통계를 제시하며 말합니다.
"성인식은 인류의 미래를 바꿀 기술이며, 새로운 진화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 식전(式典)의 집행을 함께 해달라."
그리고 이어지는 것은 이번 식전의 대상자로 선발된 4명의 소개. 시라키 메이로는 이 네 명을 무대 위로 부르고, 간략하게 신상을 소개하며, 이 네 사람의 성인화 시술에 대한 동의를 얻기 위한 PR이 있을 것이라고 알립니다. 사실상 형식적인 절차에 가깝지만, 그렇기에 중요할지도 모르는 절차입니다. 그리고 이 식전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립니다.
"식가 제창, 모두 다 같이."
그 구령에 객석에 있던 모두가 식가 「망설임 없는 내일로」를 제창하고, 후보자 네 명의 PR을 위해 막이 한 번 내려갑니다.
첫 번째로 올라온 이는 타타라 유메. 휠체어에 탄 채, 사측 인원의 보조를 받으면서 들어옵니다.
시라키 메이로는 타타라 유메를 불행한 교통사고로 반신불수가 된, 재능있는 예술가의 재목이었다고 소개합니다. 타타라 유메는 그 소개를 받아, 왜 성인화 시술을 받고 싶은지 어필합니다.
자신에게는 흘러넘치는 영감이 많은데, 몸이 따라가질 못하는 게 답답하다고, 기계로 된 이상적인 몸을 받아 이 영감을 피워내어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내세웁니다.
그리고 개인곡 무대. 곡명은 삼환색(三幻色). 성인이 되어 새로운 몸을 받고서, 스스로 생각한 수많은 영감과 상상의 나래를 피워내겠다는 내용을 담은 곡입니다. 삼환색 자체도 빛의 삼원색, 그리고 꿈을 합친 작명인게 재미있습니다.
개인곡을 마친 타타라 유메는 다시 앉고, 객석의 박수를 받으며 성인식을 받을 사람으로 선정됩니다.
두 번째 차례는 우미노 린타로. 등장부터 어딘가 눈치를 보고, 불안해하며 들어오다 처음 인사하는 데서부터 어설픈 모습을 보이는 평범한 청년입니다. 오죽하면 시라키 메이로가 차분히 달래주고서야 진행이 될 정도로.
우미노 린타로가 성인식 시술을 희망하는 이유는 그의 연인 때문입니다. 2년 전, 그보다 먼저 성인화 시술을 받은 연인의 모습을 보며 이 성인화 시술이 얼마나 대단한 변화를 가져다주는 지 직접 체감했다고 하죠. 이전과 달리 똑 부러진 모습을 보여주고, 잔실수나 건망증같은 것도 없이 사회적으로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그리고 연인이 아름답다던가, 그런 개인사에 가까운 내용으로 열변을 토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그대로인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것도 있다며, 조금씩 멀어지는 연인과 같은 거리에서 걸어가고 싶다고 하다 아차싶었는지, 본인이 성인화 시술을 받아야 할 다른 외적인 이유도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자면 성인화 시술을 받은 남녀 사이에서의 자녀계획과 그 실증같은, 기여가 될 것 같은 내용으로.
어설프고 서투르지만 솔직해보이는 청년의 모습. 피로하는 개인곡은 도피행(欠け落ち). 앳됨이 남아있는 풋풋하면서도 애절함이 묻어나는 노래입니다.
개인곡을 마친 우미노 린타로 또한 과반을 넘는 사람들에게서 박수를 받으며, 성인식 수혜자로 선정됩니다.
이어서 나오는 세 번째는 모리사와 아유리. 얼굴을 가리고 오고, 올라오고서도 한참동안 고개를 숙인 채 부탁드린다고만 중얼거리다, 시라키 메이로가 설명을 하려던 찰나 성형을 했다고 고백합니다. 성인화 시술을 받으려는 동기는 외모 컴플렉스로 인한 성형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라며, 아무리 성형을 하고 아름다워진 것 같아도 도저히 주변의 시선과 반응에 집착하는 걸 그만둘 수 없었다고 털어놓습니다.
그러면서 바라는 것으로는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외모를 갖는 것, 그리고 그렇게 이상적인 외모를 얻어 이 결핍과 집착에서 벗어나고, 성인화 시술의 간판으로 나서겠다는 것. 이 PR 와중에, 시라키 메이로는 모리사와 아유리의 신분에 관한 질문에도 새로운 신분을 만드는 데 있어 지원이 가능하다고 답변하기도 합니다.
모리사와 아유리의 개인곡은 아게라텀(アゲラタム, 불로화). 세련된 어쿠스틱 재즈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경쾌한 선율에, 아름다움이라는 것에 대한 자신의 의문이 담겨있기도 한 그런 곡입니다.
개인곡을 마치고, 모리사와 아유미 또한 객석을 채우는 박수와 함께 성인식 시술 대상자로 선정됩니다.
이제 마지막 후보의 차례입니다. 코바야시 칸나. 이번 식전에서는 유일하고, 그게 아니더라도 이례적인 미성년 피시술 후보자입니다.
앞선 세 후보자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후보자입니다. 가장 먼저 내세우는 이유부터가 '부모님이 행복할 테니까', '시술을 받으면 아프지 않을 수 있으니까', '아프지 않다면 부모님이 슬퍼할 일도 없을 테니까'...
그리고 이 시술을 받으면 나라에서도 지원을 해 준다고 들었는데, 그러면 돈 때문에 곤란할 일도 없을 거다. 안 그래도 아버지가 사고로 아프신데, 그런 점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이유를 쭉 내세웁니다.
그리고 노래하는 개인곡은 집지키기(おるすばん). 앳된 느낌이 묻어나는, 동요에 가까운 서정적이면서도 떠오르는 가정의 이미지가 있는 그런 곡입니다.
코바야시 칸나는 여기까지만 해도 이렇게나 의젓하고 씩씩한, 그렇지만 너무 일찍 어른이 된 게 안타까운 아이일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식전의 흐름은 여기서부터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코바야시 칸나는 앞선 세 사람과 달리, 마지막 PR을 이어가지 않습니다. 대신, 모두가 상정하지 않은 발언을 합니다.
성인화 시술을 받고 싶지 않다고. 칸나는 칸나인 채로 있고 싶다고. 정확히 뭐가 뭔지도 모를 시술을 받고 싶지 않다고.
시라키 메이로가 제지하는 것에도 아랑곳 않고, 부모님때문에 억지로 받고 싶지 않다며 처절하게 외칩니다.
상정을 벗어난 상황에, 시라키 메이로는 마이크를 끊으라고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코바야시 칸나는 처절하게 외칩니다. 자기는 이 시술을 받고 싶지 않다고. 그 외침은 사측 스태프가 코바야시 칸나를 끌어낼 때까지 이어집니다.
장내의 분위기가 차게 식은 가운데, 시라키 메이로는 "잠깐 있었던 소란"에 대해 사과하고, 예정대로 식순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잠정적으로 성인화 시술을 받는 것으로 정해진 채.
막간. 지금까지는 각 후보자의 PR이 끝날 따마다 객석에서 한두 마디씩 생각할 거리를 던지던* 남자가, 자리를 비워야겠다면서, 어린이가 도와달라고 하는 걸 가만 볼 수는 없다며, 여러분도 이 식전에 대해 직접 생각해보라고 말을 남기고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다시 무대가 밝아지고, 시라키 메이로와 성인식 후보자 세 명이 무대에 올라옵니다. PR로 올라온 것의 역순으로 진행하겠다는 시라키 메이로.
그리고 성인화 시술이 진행되어야 했을 코바야시 칸나는 새로운 인물과 함께 무대 오른편에서 등장합니다. 그는 방금까지 객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하고 있던 쿠로사키 타츠미. 그는 자기 스스로를 낡고 시대에 뒤처진 경찰이라고 하면서도, 애가 도와달라고 하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지 않냐며 시라키 메이로에게 독설을 내뱉습니다.
물론 시라키 메이로는 부모님이 동의한 시술인데 어째서 가로막냐며, 줄곧 MAZELESS 사를 뒤쫓던 쿠로사키를 평가절하합니다. 쿠로사키 타츠미는 아랑곳않고 코바야시 칸나를 지키기 위해 이 식전을 막으려 하는 가운데, 나머지 피시술 후보자 세 명이 쿠로사키를 비난하며 당신이 무슨 권리로 시술을 막으려 하냐 하는 가운데...
쿠로사키 타츠미는 가볍게 공포탄을 한 번 쏴서(...) 세 사람의 입을 막고 뒷이야기를 폭로하는 것으로 입을 다물게 만듭니다.
타타라 유메. 반신불수가 된 원인이었던 사고는 본인의 신호 위반 및 무단횡단으로 인한 자업자득.
우미노 린타로.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전과.
모리사와 아유미. 성형 비용 충당을 위한 횡령 후 잠적, 이후 행방불명이 되었다 이번 식전에 참가.
가볍게 설전이 오가는 가운데, 쿠로사키 타츠미는 그렇다면 절차에 맞게, 식전의 참석자들에게 코바야시 칸나의 성인화 시술을 결정하자고 합니다. 성인식의 수립을 위한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한 투표일지라도, 이런 상황이라면 유효할 테니까.
식전에 참가한 이들에게 줄곧 스스로 생각하라며 말을 남겼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습니다.
피시술 희망자 세 명이 왼쪽에서 진행해달라며, 쿠로사키와 코바야시가 왼쪽에서 이 식전을 무효로 해달라며 호소하는 가운데, 쿠로사키의 주장에 이어지는 개인곡, bottom.
묵직한 락에 끈적하게 감기는 목소리가 인상적인 곡입니다. 근태 불량에 골초에 제멋대로인, 그렇지만 자신의 정의를 좇는 형사라는 이미지가 잘 드러나는 곡.
쿠로사키 타츠미의 개인 무대 이후, 최종적으로는 시라키 메이로의 사회에 따라 투표가 이루어지고..... 회장을 채우는 박수는 한줌에 불과합니다. 이전, 다른 후보자들이 과반을 넘었을 때와는 확연히 작은 박수소리. 속일 수도 없는 수준에, 시라키 메이로는 불만스럽다는 듯 작게 읇조립니다.

─그리고 여기서 분기가 발생합니다.
낮부. 시라키 메이로는 입장 시 배부되었던 안내문 최하단에 있던 독소조항을 언급합니다. 안내문의 회수율은 5%. 그런게 어디 있냐며, 모두가 아니라고 하고 있지 않냐는 코바야시 칸나와, 당했다는 듯한 반응을 보이는 쿠로사키 타츠미.
시라키 메이로는 "형식과 절차"에 입각해 코바야시 칸나의 성인화 시술이 성립되었음을 알리고, 끝까지 저지하려고 쿠로사키는 지원을 요청하지만 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쿠로사키를 모리사와가 급작스레 꺼낸 나이프로 찌릅니다.
쿠로사키가 쓰러지고, 사측 인원이 코바야시 칸나의 성인식을 집행하기 위해 데려갑니다. 그렇게 모두가 내려간 무대에서 이어지는 시라키 메이로의 개인곡, 완전무결(完全無欠).
무대를 단숨에 휘어잡은 다음, 시라키 메이로만이 남은 무대에서 그녀는 쿠로사키에게 가볍게 속삭입니다. 위중하신데, 본사의 성인화 시술 대상이 되실 수 있다며, 본 시술은 사측에서 지원해주겠다고.
성인, 축하드립니다. 그렇게 무대는 막을 내립니다.
밤부. 시라키 메이로는 입장 시 배부되었던 안내문 최하단의 독소조항을 발동하려 하지만, 어째선지 회수율이 74%에 달하는 안내문. 그에 따라 시라키 메이로 또한 임의로 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합니다.
절차적 정당성을 얻은 코바야시 칸나와 쿠로사키 타츠미가 시라키 메이로를 몰아붙이는 가운데, 물리력을 행사하려는 세 사람을 쿠로사키는 다시 한 번 권총으로 물러나게 하고는 지원을 부릅니다. 그리고, 쿠로사키는 성인화 시술에 대한 지적을 던집니다.
"정말로 성인화 시술이 그렇게 이상적인 기술이라면, 어째서 대표 본인은 받지 않았는가?
그 질문에 피시술 희망자 셋이 시라키 메이로의 뒷목을 확인하는 가운데, 거기에는 어떤 표식도 새겨져있지 않는 것이 확인됩니다. 그렇게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는 가운데, 세 사람을 진정시키려는 시라키 메이로를 모리사와 아유미가 덮칩니다.
몇 차례 찌르고, 몇 번이고 짓밟아 확실하게 죽이는 가운데... 쿠로사키가 부른 지원이 도착하며 상황이 정리됩니다.
그렇게 쓰러진 시라키 메이로를 두고 모두가 퇴장하는 가운데, 조명은 줄곧 시라키 메이로를 비추고......
...분명히 죽었어야 할 시라키 메이로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일어나며, 객석을 향해 깊게 고개를 숙입니다. 예정에는 없었지만, 성인식의 차세대 소체에 포함된 자가수복 기능을 이런 식으로 시연하게 되었다며.
그렇게 완전무결을 노래하고, 시라키 메이로는 객석을 향해 다음 식전에서 기다리겠다며 깊게 인사하고, 막을 내립니다.
* 타타라 유메)정말로 재능이 있는게 맞긴 한 걸까? 성인화 시술을 받으려고 꾸며낸 건 아닐까? 사고에 대해서는...
우미노 린타로)영원한 사랑은 과연 축복일까? 늙어가며 함께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 또한 사랑의 일면이 아닐까? 늙은 아재의 꼰대같은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과연 연인 측의 입장은 들어본 적 있나?
모리사와 아유미)이야, 이미 충분히 아름답지 않나? 그런데, 본인이 말한 것처럼 이것저것 손대는 걸 넘어 성인화 시술로 완전히 몸을 바꾸고, 신분도 바꾼다면... 그건 본인이라고 할 수 있나? 뭐시기의 배 이야기도 있고.
** "본 용지를 소지하고 계시다면, 이번 공연 「성인식」 에서의 의사 결정권을 대표 시라키 메이로에게 위임하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그러므로, 본 의사 결정권의 위임에 동의하시지 않는다면 소정의 반납 박스에 본 용지를 넣어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모로 생각해볼 게 많은 무대였습니다. 일단 몇 가지...
1) 자연스럽게 들어간 통계의 함정
처음에 프레젠테이션에서 보여주는 통계 자료는 그냥 극을 위한 장치로 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된 통계로 성립할 수 없는 자료였습니다.
그야 당연한게 통계 자료로 성립하기 위한 요소가 하나도 없이 그냥 그럴싸한 수치만 있었거든요... 기술을 신뢰하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보여준 내용의 Y축도 실제로는 기술에 대한 호감도에 가까웠고, 신뢰도 / 추천 의사 / 만족도도 표본이 잘 보면 피시술자가 주변에 권할 의사가 있는 지고...... 표준오차나 신뢰구간 표기도 없고...
진짜 모범적인 통계 맛사지 기술 그 자체였습니다. 본인이 심리학과 석사과정 밟으면서 통계 다루던 게 녹아든 건 아닐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2) 기술에 대한 가치중립
극중에서 성인화 기술이 옳은지 그른지, 이에 대한 가치판단은 일절 이뤄지지 않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성인화 시술을 믿을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가 하나가 있긴 한데 이것도 결국 받아들일 사람에 따라 갈리는 문제.
쿠로사키 타츠미가 공격하는 부분도 시술을 희망한 세 사람이 '말하지 않은 것'을 들춰내는 것에 가까웠구요.
실제로 명확하게 시술을 받고 싶지 않다, 고 의사를 표한 것은 코바야시 칸나 한 사람 뿐이고, 이 인원에 대한 절차적 완전성이나 단순 행정적으로 처리해도 되는가에 대한 문제 정도가 있겠네요.
3) 분기를 보여주기 위한 노력
낮부가 끝나고, 물판이랑 밤부 준비를 하는 가운데 와장창 튀어나오는 의문의 상자들

낮에는 읽어봐도 이게 맞나? 하고 의심하게 될 만큼 다소곳이 한두 개 놓여있던 상자가



제발 좀 봐달라고 대문짝하게 회수용 상자라고 써진 A4까지 붙여서 대량발생했습니다. 화환을 받지 않는다고 한 것도 어쩌면 이 연출 관련해서 시선을 통제하기 위한 절차의 일환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기획 의도대로 밤부에 던졌습니다. 사실 성인식 보러 올 타무 오타쿠들은 유인물 읽어보고 야 마지막줄에 이상한거 있는데???? 하고 서로 술렁대는게 보였음w
그치만 이사람들 패러랠샷 당해본 사람들이고 현지 못갔어도 BD로 몇 번이고 우려먹어본 사람들이고...... 오히려 쇼크를 먹은 건 다른 성우분들 쪽에서 온 팬덤 아니었을까...
4) 성인화 기술은 대체 무엇인가?
사실 일개 회사에서 진행할 규모의 사업은 아니긴 합니다. 모리사와 아유미 때 나오는 이야기지만, 원래 육신과 다른 몸을 만들고 신분도 갈아치워줄 수 있다고 하는데 일개 기업이 가능한 규모의 작업은 아니죠?
그래서 여러모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하지만 아마도 정부가 뒷배를 서지 않았을까 하는 이야기. 그야 신분 새로 만들어주면 이래저래 써먹기 좋은 재원이 되는데다 신분도 전산에 올리고 목줄 잡을 수 있고... 장기적으로 육체 유지보수도 Mazeless 사측에 완전히 종속당하는 거고...
5) 성인화 기술은 정말로 상상 그대로의 기술일까?
저는 뒷이야기를 모르는 낮부와 뒷이야기를 알게 된 밤부 모두 앞 세 사람의 성인화에 찬성, 코바야시 칸나의 성인화는 침묵했습니다. 예정된 대로 진행하는 게 아니더라도 사실 조금 생각해보고 이렇게 결정했는데요...
타타라 유메 : '천재성'을 증명하는 것은 개인의 몫인데, 아마 역풍으로 스스로 무너질 가능성이 더 높아보임
우미노 린타로 : 어 함 해보쇼 사람의 마음이 그리 쉽습니까?
모리사와 아유미 : 전신성형을 그렇게까지 했는데 그게 성인화를 받고 말고 지금까지 해온 것과 달라지는 게 있을까요? 오히려 사측한테 목줄만 더 세게 잡히겠는데 그게 외려 더 처벌일수도 있겠다 싶었음
그리고 진짜로 무서운 이야기)성인화 시술은 기본적으로 머리를 따서 뇌를 들어낸 다음 기계로 된 소체로 이식하는 수술입니다. 성인식은 이 시술을 시연하는 식전이기도 합니다.
...그, 기술 프레젠테이션이라고는 해도 좀 하드코어하지 않나요?
6) 그외 기타
성인식을 집행하는 MAZELESS사는 MAZE + LESS, 미궁(헤메임) + -less의 합성어로 식가인 迷いなき明日へ와 묶으면 망설임 없는, 그 자체입니다.
그리고 낭독극에서 분기를 녹여내는 것도 드문 사례에, 출연진이 객석에서 연기하는 것도 뮤지컬에 가깝지 일반적으로는 잘 취하지 않는 연출이라는 이야기도 있었고...
그리고 한 곡이 서로 다른 분기에서 어떤 의미로든 맞아 떨어지게 만드는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낮의 시라키 메이로는 미리 숨겨둔 독소조항을 활용해서 추적자를 떨쳐내고, 더 나아가 강제로 성인화 시술을 집행하면서 안배를 통한 완전무결함을,
밤의 시라키 메이로는 비록 변수를 예견하지 못하고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소체와 기술의 진보를 보여주며 본인의 완전무결함을.
그리고 식가 망설임 없는 내일로, 는 오직 음원으로만 총원 합창을 들을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쿠로사키가 일단 공식적으로는 부르지 않으므로(객석에 있으니까, 제창하더라도 잘 안 섞임) 무대에서는 5인 합창임<
아무튼 그런 멋진 무대를 보고 나서 다들 사진도 찍고...



밤부 종료 후 인증샷도 찍고...

우에노역으로 가서 토리키조쿠 렛츠고. 이날은 한국 타무오타쿠 2인의 뒤풀이였습니다. 여러모로 즐거웠습니다...
...리뷰 정리하다보니 한 달이 지났는데 뭐 어때 아무튼 난 썼다

보너스) 낮부에는 가장 밑에 깔려있는 큰 비닐을 같이 줬습니다. 대놓고 너네 팜플렛도 샀지? 식가 가사랑 안내문 싹 담아서 들고 가세요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타쿠들의 니즈를 아는 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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